원자력발전소가 차례차례로 터지고 지진은 아직도 잠잠해지지 않는 가운데
일본, 특히 칸토지방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나리타공항에 가는 사람들도 워낙 많아서 되게 막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레 겁을 먹고 17일 9시20분 비행기 인데 전날 오전부터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지진 때문에 버스회사에서도 겁이 났는지 전날에는 예약을 안 받았는데
버스에 잘 타서 다행이었다.
버스안에는 도쿄를 떠나는 나를 포함한 외국인들이 꽤나 있었다. 그 중에서는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고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들도 있어서 상당히 방해가 되고 짜증이 났다.
셧업!!!!!!이라고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밧데리 걱정 해서 꺼놓고 있던 폰의 전원을 넣고 모모쿠로의 노래를 들었다. 한 삼십분을 들었나? 잠이 들었다.
일어나보니 나리타에 도착해 있었다.
공항에 들어가보니 오늘 오전에 일어났던 지진 때문에 낮 비행기가 안 뜨는 바람에 그 다음에 있는 비행기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굉장히 길었다. 어제 혜원언니한테 들었던 공항이 피난소화 되었다 라는 말에 실감이 확 왔다.
노트북을 충전하고 있던 중에 전화가 걸려와서 전화를 받아보니
혜정언니가 오늘 마지막 비행기 대기자를 받는다고 지금 바로 대한항공 있는 게이트로 오라고 해서 어제 컴퓨터를 급 끄고 티켓을 받고 1시에 귀국했다
정말 운이 너무 좋았고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일단은 한국에 들어간다는 생각이 너무 기뻤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랑 한 걸음 더 가까워 진 느낌!
무엇보다 늦은 시간에 마중 나와주신 부모님이 너무 감사했다!!!
집에 들어와서 샤워하고 엄마랑 좀 얘기 하다보니 3시가 넘었다.
아직은 한국에 왔다는 실감이 안 나지만 지금 옆에 막내동생이 내 키를 거의 따라잡은걸 보니 왠지 신기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