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록한다는 것은 과거의 나와 만난다는 것이라는 글을 아침에 읽었다.
무척 공감했다. 얼마전에 09년 부터 04년도 일기를 쭉 읽어 봤는데 그 때 내가 뭘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고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지 그런게 녹아있는게 다 예전의 내 일기들이었으니까.
다듬어 지지 않은 야생의 맹수 같은 감정들이 뚝뚝 묻어나와서 부끄럽기도 부끄러웠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나 자신이지만 성장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고등학교-대학으로 진학했을 때, 대학시절 1년,1년 지날 때 마다 정신적으로 성숙해 지는 모습이 보여서 무척 신기했다.
환경에 따라서,만나는 사람들, 상황에 따라서 변하게 되는 건가.
기억과 과거의 경험 느낌에 따라서 그 사람의 성격이 정해진다고 하는데 결국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로 이어진 거겠지.
재미있다.
고등학교 시절 일기를 읽어보면 왠 하이텐션 JK인가 싶기도 하고
안 좋은 감정 표현 할 때도 무척 거침없이 해댄 흔적이 있다. 남의 눈치 같은거 보고 일기 쓸 바에야 안 쓰고 말아!
라고 생각 해서 그런 거 였겠지. 그래도 나름 사람들 보는 시선은 신경 써서 할 말 안 할 말은 구분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지금 보니까 그런 거 없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쳤어. 그리고 너무 감정의 원천 같은 느낌이라 남들이 부담스러워 한 것도 이해.
좀 눈새 스타일 같기도 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
대학으로 올라와서는 표현이 참 유해졌다. 아마 주변 상황 때문에 나 자신 자체가 많이 변했던 시기였다.
06-07년도는 지금 생각해도 변화가 많았던 시기였다. 그리고 1년, 1년이 지나면서 점점 말도 조심하게 하고 감정표현도
때로는 자제하는 법을 익히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그 때에 비해 하나도 자란게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변한 점은 있는 것 같다.
또 10년 뒤 내가 지금 일기를 읽으면 이 꼬맹이가 뭔 다 늙은 소리를 하는거야ㅋㅋㅋㅋㅋ싶겠지만.
지금은 내 감정들을 적절한 어휘들로 잘 표현하고 싶다.
그냥, 왠지, 아 몰라 로 대충 때우는 것들을 그게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됐는지에 대하여 말 할 수 있게 되면 좀더 나를 자세하게 알 것 같고
그동안 피해오기만 했던 감정싸움, 말 싸움을 더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특히 말로 투닥거리는 걸 피한 건 바보 같은 것 이었다. 마음 속에 다이너마이트 하나씩 묻어둔다고 해야되나.
옛날 일 생각하다가 지금 어떻게 해결되지도 않을 다 끝날 일을 다시 생각해 내서 분통터져하며 감정 소비 하는게 얼마나 멍청한 일인지;
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상대방 한테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다. 말 하고 싶을 땐 말 해야되.
2.오늘 있던 일.
오늘은 동생네 카페에 가서 일을 좀 도와주고 홍보를 도왔다.
다행히도 손님이 계속 있었던 편이었고 마감을 도와주니 일이 좀 수월했다고 고맙다는 이야기 까지 들었다.
그 많은 정리를 혼자 다 하려면 힘들지; 앞으로도 시간 되면 도와줄까 싶다.
가게가 더 잘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전 중에는 현실로그인 하고 진로에 대해 각잡고 손보기도 했고.
내일은 공부라는 걸 해볼까 싶다. 회계,영어공부,일본어 공부 이 두 가지는 평생 필요할 것 같다.
또 잘 하면 더 편하겠지.
3.커뮤니케이션의 온도차
내가 원하는 반응, 실제로 상대방이 하는 반응.
상대방은 나를 격려한다고 하는 말들이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아서 듣느니만 못 하는 말들.
듣고나서 오히려 고립되버리지;;
같은 상황에서 같은 것을 보고도 서로 다르게 느끼는 감정들. 시점이 달라서 공감하는 부분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는달까;
역시 마이너 일 수 밖에 없다고 다시 한번 느끼고, 그렇지만 사람들이 다 똑같을리 없다고 자신한테 위로 받는 반복.
나랑 같은 것을 보고 아주 똑같이는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느끼고 공감할 사람들이 있기는 한데..많지는 않은듯.
어차피 사람들을 각기 다른 하나의 개체라지만 너무 생각하는 색깔이 달라서 내가 이질적인 존재인가?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이야기를 해보자.
개인적으로 힘내라는 말, 참 무책임 해서 싫다.
힘을 어떻게 내라고. 내가 원한 것은 힘내! 라는 한 마디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해결책을 제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이야기를 들어주는 거라던가. 이야기를 들어주는 거라던가.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를 듣고, 같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그런 과정들을 한 번에 생략해버리는 힘내라는 단어가 맘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힘내서 어쩌라고. 뭘 어떻게 잘 해서 힘 낼건데. 참 무책임 한 말 같다.
1년전만 해도 일기라는 건 특히 블로그에 적는 일기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남에게 보임으로써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라는 생각을 공유하는 장소라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반응 정말 없다. 왜냐면 주제자체가 무거우니까.
있는 그대로를 본다는 것은 재미있는데 거기에대한 리액션을 하는게 어떻게 한발 잘 못 나가면 상처를 줄 수 있기도 하고
거기에다 대고 욕을 하는 것도 쓸데없는 싸움 조장이기도 하니까. 코멘트 그게 뭐죠?
그것 보다도 옛날 일기를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과거의 나랑 만날 수 있는 선이 된다는 것이었다.
옛날에 난 이랬구나 이러면서 추억도 곱씹을 수 있고, 이 땐 이랬지. 지금도 안 변했어 맞아. 이러는 소중한 기회가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누구에게 보여지기 위한 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자신과 과거의 자신을 만나게 하기 위한 철저한 자신을 위한 일기를 쓰는 것이
결국 제일 재미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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