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라세리나 버전 포스터를 좋아함
찐 모델 열일한다
아는 배우랑 감독들이 나오고 15명의 여성감독이 찍는 일본 영화라고 해서 보게됐다. 내용은 취향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었지만 일단 15편 모두 여자가 주인공이고 여자가 개고생하거나 여자의 불행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내용이 없었던 것은 좋았다. 여성감독 비율이 5% 밖에 안 되는 일본 영화계에 필요한 영화라고 생각함.
호불호는 엄청 갈릴 듯. 그리고 일본감성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었고..ㅋㅋㅋ 그래도 솔직히 말도 안되게 실사화 하거나 일남감성 낭낭한 영화보다 훨 나음. 그리고 색감은 진짜 너무 예뻤음. 색감 때문에라도 아웃오브패션이나 사랑의 증발은 다시 보고 싶다.
아래 감상은 스포일러가 많이 있음.
1. 언제 어디에서라도 / 야마나카 요코
- 이기적인 일남 & 중남까기
- 약간 세대별로 여성에 대해 이야기 하는 점이 좋았음 그리고 중화권 캐릭터를 중화권 배우가 맡아서 내용적으로 더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려고 한 점도 좋았음
- 여자가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래도 이렇게 적나라하게 남자 돌려까는 이야기 언제 보겠어.
- 마지막에 나오던 두 여자와 아이는 레즈커플 가족으로 보였는데 진짜 그랬으면 좋겠다
2. 점막 / 카토 아야카
- 섹스가 유독 여자한테 의미가 과하게 의미 부여되는 것을 부정하는게 속 시원했음. 시벌 근데 실상은 섹스 안 해준다고 여자 잘 죽이고, 강간하고, 처벌은 커녕 아무런 처벌도 안 받고. 열받네.
- 은유적으로 여성의 성욕을 드러내는 장면이 이해하고 나니까 신선하게 잘 만든 듯.
- 그 사람에 대해서 나만이 알고 있는 걸 만드는 건 좋지만 발가락 털을 세는건 뭔가 더러웠음. 발톱에 때껴있을 것 같고
3. projection / 카네코 유리나 (퀴어)
- 이토 사이리 오랜만에 봐서 정말 반가웠음. 또 여자랑 엮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전히 연기 잘 하고 저음톤 좋았다. 사진 촬영 연기 하다가 햇살 드는데 가니까 따뜻하다고 하던거 귀여웠음
- 사진을 통해서 피사체랑 얽히고 섥히고 감정까지 공유하는거 은유적으로 나타내는데 스킨십 없이 야했음
- 마지막에 허그미 판넬 들고 있던 사람이랑 촬영 했던건 뭐였을까?? 이해가 안됨.
4. 연애 증발제 / 에다 유카 (추천)
- 주연배우 엄청 사랑스럽게 찍는게 느껴졌던 작품. 에다 유카 감독 작품 너무 좋아. 소녀가 소녀에게 번외편인 방과후 크림소다 먹기 좋은 날도 사랑하잖아요.
- 연애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여기 저기 물어보며 다니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맞아 대부분 연애, 사랑은 항상 행복하고 좋기만하고, 그거만 하면 만사 해결인 식으로만 그리니까. 그래서 연애가 실제로도 정말 좋은가? 정말? 이러면서 의문을 제기했던 영화는 여태까지 못 봤어서 반가웠다.
- 연애 감정이 사라지는 걸 컵에 따라진 음료수로 비유한 점이 재미있었다.
- 연애 증발제를 자기가방에 빵빵해 질 정도로 넣었는데도 좋았던 건가? 애인 가방에 넣었던 이유는 헤어지려고 사용한게 아니라 자기도 연애 감정 잊고, 상대도 잊었으면 해서 넣었던 거였나?
- 많이들 봤으면 좋겠다. 짧고 연애를 왜 해야 하는지, 연애 하면 뭐가 좋은지, 연애는 꼭 해야 하는지에 대해 나 자신에게 물어볼
5. 아웃 오브 패션 / 히가시 카나에 (추천)
- 모토라 세리나 주연 작품. 모토라 세리나가 찐 모델이라서 극중에서 모델로써 화보 찍는 사진들이 엄청 고퀄로 찍혔다.
- 영상 자체로 봤을 때는 탐미적인 요소가 상당히 강함. 그리고 탐미 전문 배우 모토라세리나가 찰떡같이 잘 어울렸음. 얼굴 나오지도 않았는데 딱 영상이나 소품만 봐도 모토라 세리나 주연 작품이구나 바로 알 수 있었음.
- 진로, 여성의 사회적인 진출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작품. 주인공인 라라는 천재타입이지만 돈 버는 쪽이나 회사에서 요구하는 성실성은 없는 편. 근데 그건 어디까지나 회사에서 요구되는 거고 사람들은 각자만의 속도로 시간이 흘러가는데 세상에 적응 시키느라고 개개인이 가진 개성을 사라지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사람이 사는데 돈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사회 시스템에 나를 꾸겨 맞춰야 하는건 어쩔 수 없이 필요하긴 하지만. (라라랑 같이 브랜드 차리기로 했던 친구가 라라한테 말 없이 회사 취직한 것 등)
- 일남캐릭터가 여자는 나이 때문에 혼기 놓치면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그 때 주인공이 눈으로 욕해줘서 좋았음. 여자는 출산 전 까지 애로 살아도 된다는 시간제약이 있는 건 죽어도 싫다 라고 하는 대사를 모토라 세리나가 읊었던 것도 정말 좋았음. 세상에 상처 받는 마음을 떨어지는 하리보로 표현한 것도 좋았고.
6. 그, 그녀의 이불 속 / 이가시 아야 (퀴어)
- 빨래 너는 사람을 왜 이렇게 감성적으로 찍나 했는데 주인공이 좋아하는 사람이었음. 구여친 아닐까 싶었고
- 지금 애인이랑 제발 헤어져...... 노 모어 디나이얼...... 헤어지시고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이랑 사랑하거나 포기하십셔. 내용적으로는 불호였음.
- 빨래하던 천에 둘이 폭 싸여서 노는거 귀여웠음.
7. 거울 / 타케우치 리사
- 윤희에게 료코 역 연기한 배우가 나온다
- 예술에 너무 정신팔린 사람과 연애하지 마십쇼... 헤어져........... 헤어져!!!!!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자기 작품 찍는데 자기 사랑하는 여자들 이용하는거 진짜 있을 법한 이야기였음. 내용적으로 불호.
8. 섹스리스 섹스 프렌드 / 후쿠타 모모코
- 15개 영화 중 제일 쿠소였음
- vod로 봐서 빨리감기 하면서 볼 수 있어서 다행.
9. 뮤즈 / 야스카와 유카 (퀴어)
- 미츠코랑 주인공이 귀걸이 껴주면서 행복하게 웃는 씬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사진 찍을 때 둘이 정말 행복해 보이는 연출도 좋았고.
- 남편이 자기 성공 위해서 부인 욕보이고 다니는데(멍청하고 사고치고 다니고 등등) 주인공은 미츠코를 처음 봤을 때 아름답고 상냥하고 똑똑하고 섬세했다고 말 해줌. 사랑을 받길 원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이 같이 있을 때 느껴지는 따뜻함이 좋았다.
- 둘이 그래서 같이 여행 갔을까? 못 갔을 것 같음. 결국 미츠코 혼자 여행 갔고 여행지에서 죽었을 것 같음. 마지막 부분에는 소설가인 미츠코 남편한테 주인공이 여성 캐릭터를 이해 없이 다루는 거에 대해서 말 하는 장면도 좋았음.
10. 당신의 고양이가 되고 싶어요 / 슈토 린
- 마감에 쫓기는 각본가 이야기는 감독님 자기 이야기 일듯.
- 주인공이 징징거리는건 나름 귀여웠다. 마감에 쫓기는게 내용이었겠지?
- 온천 욕조를 조심하십시오 그대로 머리 박으면 지옥행 급행 열차 감이야.
11. 재생 / 사카모토 유카리
- 레나 얼굴이 유잼. 레나가 광공으로 나온다. 우는 연기나 광기어린 연기, 역시 잘 한다.
- 후반부에 좋아하는 사람을 망가트리고 싶다는 부분이 나오는데 불안형 애착이랑 회피형 애착이랑 섞인 사람인가 싶었음. 자기 때문에 울고, 상처받고, 힘들어 하는 연인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강한 집착을 드러내는데 포스타입에 올라오는 팬픽에서 자주 보이는 감성 같단 생각도 들었고.
12. 피어나다 / 나츠토 아이미 (퀴어)
- ftm 캐릭터 리오가 주인공인 이야기. 유미랑 있으면 나는(僕 : 남자 일인칭) 남자로 느껴지는데 하루랑 있으면 여자로 느껴져, 라고 하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리오가 좋아했던건 아마 유미였을 듯. 삼각관계 다루고 있음.
13.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 마츠모토 하나
- 남자친구가 남자랑 바람남. 아마 남자는 원래 게이였을 듯. 위장 연애는 좋지 않다. 빠른 정체화 하고 행복한 퀴어 연애하자!
- 주인공은 하시모토 아이. 하시모토 아이 짜증내는 연기 좋다.
- 내용적으로는 불호.
14. 뿔뿔이 흩어진 꽃들에게 / 야마토 유키
- 남자이야기 아니고 사랑 이야기 아니라서 좋았음. 어머니와 여성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영화
- 지구가 더 좋아지려면 생명을 낳는 엄마가 행복해야 하고, 엄마에게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미움받기 싫어하는 태어날 준비를 하는 꽃들 이야기가 강렬했음.
- 야마토 유키 감독 색감은 이제 완전 자기 색 찾은 것 같음. 따뜻한 색감을 주면서도 차가운 분위기 내는거 진짜 잘 함.
15. 엔딩 애니메이션 / 타마가와 사쿠라
- 마지막이 애니메이션이라 조금 힘을 풀고 볼 수 있어서 편했다.
- 서로를 통해 상처를 치유 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음. 중간에 관객 캐릭터 얼굴에 난 상처에 반창고 붙여주고 마지막부분에 관객 캐릭터가 감독 캐릭터를 치유해 주는 부분도 좋았음.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아무는 장면이 서로에게 연대함으로써 상처도 낫고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았음.
- 결과적으로는 15명의 감독이 영화를 통해 현재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과 소통한다는 것으로 느껴졌음. 따뜻한 분위기가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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