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양가감정

진탱 - 2016. 2. 1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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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이 또 귀신같은 경연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여자 아이돌이 되고 싶어하는 연습생들을 데리고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보게 되는 

순간 가시밭길 덕질의 문을 여는 것과 마찬가지 이기 때문에 안 보려고 했으나. 


나 같은 인간이 그게 가능할리가 없지. 

어 이거 안되는데? 라는 생각을 반복하다가 1화는 끝났고 

1화를 다 보고 내가 뱉었던 말은 "이거 몇화까지 나왔어?" 였고 심지어 벌써 몇명은 눈에 익어버렸다. 



1.감상


어린, 여자, 아이돌연습생을 데리고 성장형 스토리를 보여준다는 것 만큼은 잘 알겠다.


그 중에는 여러 타입의 아이돌이 있다.


아이돌 오디션인지도 모르고 소속사 권유로 오디션을 보러 온 아이가 

무수한 연습 끝에 무대에서 노래와 춤을 출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는 노력형 성장형 스토리는 물론이고 

이미 어느정도 인기와 인지도, 실력을 갖고있는 천재파 타입, 몇번의 고배를 마시고 데뷔를 위해서 다시 도전하는 타입

소속사에 소속된 아이돌이 아닌 개인적으로 연습하는 연습생 등 종합선물세트와 같이 많은 종류의 아이돌이 있었다. 


제일 처음 단체무대에서 센터가 됐던 유정이는 그룹색과 노래를 잘 살려서 akb에 있던 시절의 돈자가 생각났고

키라키라 아이도루 기운과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세정이는 유코가 생각났다.  


보고 느꼈던 점은 노래나 춤 실력으로만 데뷔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미지라던가, 분위기라던가, 끼 등의  

천부적인 능력으로 좌지우지 되는 것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지 더 모르겠다. 


3,4화에서는 기존에 데뷔한 여돌들 데뷔곡을 팀별로 부르는 서바이벌을 시켰는데 

나만해도 라차타, 다만세, 아이러니를 다시 들을 수 있는 반가움이 컷다. 


특히 다만세 1조에서 연정이 노래는 말 할 것도 없고 

아이러니 2조 무대는 세정이 하드캐리로 그룹 분위기가 산 것 뿐만 아니라 

소혜가 가사 틀린 부분까지 1집 때 소희를 생각나게 해서 너무 반가웠다.  


사실 제일 기대 했던 무대는 라차타였는데 라차타는 설리 파트 맡았던 애들이 잔망스러웠던거 빼면 기억에 남은 부분이 없었다고 한다....ㅠㅠㅠㅠㅠㅠ




에이핑크의 몰라요는 에이핑크를 좋아하면서도 잘 안 듣는 노래였는데  

나영이가 노래 분위기에 맞게 너무 잘 소화해 내서...........젠장 

이렇게 신나고 귀여운 노래였나????? 그 때 에이핑크가 노식이란 것도 한 몫 하겠지만 나영이 센터 몰라요는 씹덕이 터져버려!!!!!!!!  


근데 또 얼굴은 솜솜한 소미나 유치원 때 봤던 홍콩영화에 나온 서기언니를 떠오르게 하는 결경이가 좋은데

여기서도 DD 성향은 변하지 않는구나 라고 느꼈다. 


아무튼간에 망했다는 뜻이다. 


2.시스템 


우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 밖에 없지만, 첫 화를 본 내 감상은 잔인하다 였다. 


실력으로 등급을 매겨서 복장, 위치, 순서 모든 것에서 차등을 두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프로듀서'라고 지칭하는 시청자들의 표에 의해서 결정되는 시스템도 잔인했다. 


'팬들이 만들어 가는 아이돌' 이라는 타이틀로 여태까지 나왔던 아이돌이 그동안 얼마나 많았는가. 

하지만 그 모든 그룹들이 그러했듯이 주목받는 멤버와 주목받지 못하는 멤버들로 나뉘어져 있었다.

특히나 이 프로그램은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 방송이기 때문에 방송분량이 균등할 수가 없다. 


시청자들의 표는 방송에서 보여주는 장면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있다.

방송에서 '선역'으로 나오는 멤버는 당연히 인기가 많아질 수 밖에 없고 

'악역'으로 나오는 멤버는 데뷔도 안 했는데 자신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낙인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데뷔를 한다고 높은 인기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본방송에서 대중에게 집중을 못 받고 잊혀지게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  


팬들이 그룹의 방향성, 운영에 참가할 수 있다. 라는 식으로 팬의 인기가 이렇게나 됩니다! 라고 수치로 보여주는 

아이돌그룹은 어느 그룹이 되었던 간, 양날의 검을 갖고 있는게 아닐까. 


무엇보다 내가 싫어하는 이유는 악수회 참가율, 표 수 등으로 보여지는 수치로만 이뤄져 있는 '결과'로 그룹이 굴러간다는 점인데. 

'너는 결과를 이만큼 밖에 못 냈으니까 이 자리에 있는게 마땅해. 안 되면 노력해.' 라는 말을 심판들은 너무나도 쉽게 말한다.


결국은 방송분량에 따라 결정될 수 밖에 없는 인기 임에도 

노력에 따라 바뀐다, 라는 말을 당연하게 하고 있고 과도한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여태까지는 멤버간의 불화나 악마의 편집은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어떤 수라장이 기다리고 있을지. 나온다고 해도 왠지 방관자 처럼 보고만 있을 것 같아 무섭다.




3.마토메 


결론이랄 것도 없이 이 방송을 보고 나면 난 또 하나의 가해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최소한의 양심으로 경쟁을 부추기는 투표는 하지 않겠다며 투표는 자제하고 있지만 

엠넷은 미워하되 아이돌들은 죄가 없다며 방송을 보며 좋아하고 있다. 

이번 방송이 인기가 많으면 남자 아이돌 버전의 프로듀스 101이 나오고 시즌 2가 나오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연이어 나오겠지. 싫다. 


그걸 생각하면 잔인한 현실이 답답해지고 다음편은 또 보고 싶은 양가감정에 휩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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